만수와 영자의 연애질

한국자치신문 | 기사입력 2024/04/04 [19:43]

만수와 영자의 연애질

한국자치신문 | 입력 : 2024/04/04 [19:43]

▲ 데이트 코스



만수가 영자를 만난 것은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그때는 그랬다 구정이라고 부르는 설날과 추석 한가위 때는 서울에 사는 사람들 전부라고 할 정도로 고향으로 내려가는 귀향길 열차나 버스를 탔다. 

그리고 그때는 처녀 총각들이 서로 진한 농담도 걸면서 종이에 써서 서로 이름을 주고받고 그리고 펜팔이라고 서로 편지를 주고 받기도하고 가정집 전화나 공중전화로 약속을 정하고 만나서 연애질이라는 단계를 거쳐서 부부가 되는 경우가 非一非再(비일비재) 다반사였었다.

그래서 연애결혼 했어요? 중매 결혼했어요? 하고 물으면 연애 결혼했어요, 라고 답하기도 하고, 중매 결혼했어요, 라고 답을 하기도한다. 

그런데 중매를 해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서 결혼은 하지 않고 서로 눈이 맞아서 한참을 연애질을 하다가 결혼을 한 부부들은 물음에 중매반 연애반이라고 답변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때는 연애질이 무슨 크나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부끄러워 하며 야밤에 몰래 숨어서 그렇고 그런 짓을 했었다. 

그러니 연애질의 추억이 참으로 아름답지 않을 수가 없다. 요즈음처럼 처녀 총각들이 대낮에 서로 손을 잡고 대로를 활보하며 때로는 허리를 서로 부여잡고 연애질이 당연한 것처럼 意氣揚揚(의기양양)한 연애질은 애틋해 보이거나 아름다원보이지 않을 것 같다.  

용산역은 그야말로 도떼기 장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人山人海(인산인해)를 이루어 북세통을 이루고 있었다.

참으로 무질서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거기서 사람 사는 인생의 삶의 훈훈한 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선물보따리를 한 아름 부둥켜않고 쩔쩔 멘 아가씨가 있었다. 한 눈에 봐도 구로공단의 아가씨같아 보였다.

만수가 옆에 서있는 종호에게 눈짓을 하고 만수 손에 들고 있던 자신의 선물꾸러미를 종호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 냉큼 초면의 아가씨에게 닦아가서 선물꾸러미를 낚아체듯이

“제가 들어 들일 께요?” 했다. 

“감사합니다” 방긋이 미소지으며 순순히 보따리를 내맡겼다. 

요즈음 같으면 난리가 났을법한 사건일 것이다. 그러나 순순히 내맡기며 웃을 때 살짝 들어가는 보조개가 무척 귀여워 보였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영산포요.” “저도 영산포까지 가는데요 마침 잘됐네요.”

만수는 옆에 있는 종호에게 회심의 미소를 보내고 종호는 잘해보라는 신호를 주고받았다. 만수는 용산에서 영산포까지 오는 수 시간동안 처음 만난 아가씨에게 갖은 수작을 다부려서 결국 영자라는 이름을 알아냈고  구로공단에 일하는 아가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추석 연휴는 일주일이나 되었다. 만수와 영자는 60리가 멀다않고 한가위 보름달 내내 밤이면 서로 오가며 만나서 극장에를 가고 뜨거운 연애질을 즐겼다. 물론 오래 만에 고향에 내려온 친구들을 만나서 친구들과 놀다 친구 집에서 자고 왔다는 거짓말로 부모들을 속이면서 였다. 

그리고 얼마 후 이들은 봉천동 허름한 사글세방을 구해 동거를 시작했다. 그리고 구로동 공장들이 거대한 산업화의 변화의 물결에 밀려날 때 반백의 나이로 고향을 찾아왔다. 

만수는 종호와 동네 가게에서 막걸리 잔을 기우리며 구로동 얘기로 연애질얘기로 젊은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세월을 보낸다

“종호야” 네가 그때 용산역에서 영자를 꼬시지 않았으면 너는 개뿔이나 장가도 못갔어, 장가 못간 총각몽달귀신이 되었을 것“

“그래서 지금 까지 니 뒤 치다거리를 하고 있잖니“

종호는 영자의 소개로 영자의 친구 춘심이와 결혼했었다

“이 양반들 또 술추렴이구만”

영자와 춘심이가 동네주막으로 만수와 종호를 대리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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