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

김인애 시인의 시

한국자치신문 | 기사입력 2024/09/10 [14:37]

들깨

김인애 시인의 시

한국자치신문 | 입력 : 2024/09/10 [14:37]

▲ 김인애 시인.     ©

 

아야~

여자는 얼굴도 고와야 하지만 

손도 고와야 하는 것 인디.

솔찬히 나대는 손 이구나 

친정 엄니나 할 수 있는 말씀을 

어머니 같은 어르신이 이르신다.

 

울 집 적잖은 텃밭에 무성하게

잡초들 천지

호멩이질도 해보지 않은 내가 

이것 저것 심어 놓고 한 숨 짖는다.

 

잡풀의 기세에 기가 죽어 엄두도 못 낼 터 

큰 맘 먹고 요넘들 어디 누가 이기나 보자 

도라지 씨앗을 사방으로 파종했다.

 

땅속을 박차고 나온 생명 

웬걸 작년에 거두지 않은 들깨가  

텃밭 천지에 지 세상이다. 

들깨는 앙칼진 내 손에 뽑혀 졌다.

뽑힌 들깨는 시체처럼 뉘어져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을 보며

 

문득 내 삶도 누군가에 의해 잡초가 

된적이 있었나 생각해 본다.  

同病相憐에 들깨가 측은 하고 안쓰럽다.

 

★동병상련, 같은 처지의 아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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