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철이의 점심시간

한국자치신문 | 기사입력 2024/02/05 [17:53]

영철이의 점심시간

한국자치신문 | 입력 : 2024/02/05 [17:53]

▲ 초딩시절



영철이는 오늘도 승렬이에 자리로 닦아갔다. 영철이의 지 도시락을 들고서 였다. 사실 영철이 집은 학교 교문만 나서면 바로 코앞에 있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집에 가서 먹고 오면 된다. 그런데 굳이 도시락을 싸주라고 한다. 

사실 도시락을 싸주라고 할 것도 없다 영철이가 알아서 싸가지고 가면된다. 굳이 엄니를 귀찮게 할 필요가 없다. 

반찬이라고 해봐야 깍뚜기에 배추김치면 그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 하얀 쌀밥만 있으면 반찬은 배추김치로도 충분하다. 

사실 점심시간만 되면 영철이가 승렬이에게 닦아가는 것은 승렬이 도시락에 섞여있는 밤 때문이다. 승렬이는 위 씨들의 제각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당시 초등학교 시절에 제각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만 알 뿐  그 이상은 알지 못했다.  

성장해서 알게 됐지만 제각에서 사는 것은 문중에서 제각을 관리하고 선조들에게 제사를 모실 때 모든  일을 맡아서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문중에 딸린 전답을 붙여먹고 산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임승렬이었다 그러니까 그 제각은 위 씨들의 제각이었으니 승렬네는 아마 전답을 마련할 처지가 되지 못해서 남의 성받이 에서 거처를 마련해 주고 전답을 붙여먹게 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으리라 짐작이 갔다. 

하였튼 도시락을 가지고 승렬이에게 닦아가면 승렬이는 지 도시락을 영철이 앞에 순순히 내놓는다. 승렬이 도시락안에 든 알밤은 얼마나 달콤한지 모른다. 

승렬이 도시락은 밤이 절반이고 나머지는 보리밥과 쌀밥이 섞여있다. 그런데 승렬이는 영철이 도시락의 허연 쌀밥을 더 좋아했다. 

그리고 영철이는 밤밥을 더 좋아했다. 둘이는 이렇게 서로 물물교환을 해서 점심을 해결했다.

이는 참으로 민주적인 민생고 해결책이였다 그런데 드디어 사단이 나고 말았다. 참으로 비 민주적인 교육방식이 그때는 그럴 수 있었다. 

그러니까 당시는 일제강점기에서 해방이 된지 십수여년 밖에 되지않는 시기였다. 식민지 일제잔재의 훈육방식이 그대로 해방정국의 교육정책에 반영되던 시절이었다. 

선생이 사랑의 회초리가 아닌 감정이 개입된 주먹과 발길질이 훈육이라는 명목을 빙자해서 폭력을 행사했던 시절이었으며 그것을 당연히 터부시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영철이 너 왜 승렬이 도시락을 뺏어 먹어”

“아닌데요 우리는 서로 바꿔 먹습니다”

목구멍까지 나온 말을 영철이는 꿀꺽 집어 삼켰다. 어차피 변명을 해보아야 돌아오는 것은  “거짓말 하지마“ 

대갈통에 회초리 세레가 떨어질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었다.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을 바에는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더 현명한 방법이었다. 

영철이는 3학년까지 반장과 부반장을 도 맡았다. 그런데 교감선생의 아들이 다른 학교에서 전학을 왔다. 지 아버지가 교감으로 오니까 당연히 따라온 것이다. 

그리고 영철이는 반장도 부반장도 아닌 학습부장이라는 자리로 밀렸다. 그리고 담임선생은 어린 영철이 눈에도 비쳐질 정도로 교감 아들에 대한 편애가 심했다. 그리고 영철이에 대한 행동은 사사건건 체벌로 해결책을 강구 했다. 

사실 승렬이는 수시로 먹는 밤밥과 보리밥보다 더 허연 쌀밥을 좋아했을 것이고 영철이는 맨날 먹는 허연 쌀밥보다 점심시간에 맛보는 밤밥이 구미가 당겼다.

결국 승렬이와 영철이의 물물교환의 점심시간은 선생의 강압으로 성사 될 수가 없었다. 

”영철아 너 오늘은 어째서 벤또를(도시락의 일본말) 싸가지 않느냐?“

”집에 와서 묵을 거여요“ 

엄니의 물음에 퉁명스럽게 대꾸를 하고 학교에 왔다. 드디어 점심시간 영철이는 애써 승렬이를 외면하고 교문을 나서 집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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